만월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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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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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09년 02월 17일 (12:42)조회수조회수 : 1,577
현종스님 / 강릉 현덕사 주지

한나절 내린 눈이 무릅까지 푹푹 빠질 만큼 많이도 내렸다.
지난번에 내린 폭설로 닷새동안이나 갇혀 있었는데 이번 눈으로 또 몇 일간이나 갇혀서, 길을 잃거나 먹이를 찾아서 내려온 고라니, 산토끼, 그리고 산새들이나 보면서 지내야 할지 모르겠다.
겨울눈이라 그런지 한 번 내린 눈이 여간해서 잘 녹지를 않는다. 그래도 사람들이 다닐수 있도로 눈을 파서 오솔길이라도 내어야 하고 그리고 차 다니는 길은 포크레인을 불러서 눈을 치워야 한다.

온 천지에 눈이 하얗게 쌓여 눈이 부셔서 바로 바라 볼수가 없을 지경이다.
산도, 나무도, 지붕 위에도, 나뭇가지에는 설화가 만발 하였고 참으로 푸근하고 넉넉하고 환상적인 아름다운 경치이다.
부질없는 생각이지만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마음도 저 하얀 눈 만큼이나 맑고 순수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말이다.
그리고 마음만이라도 행복한 부~자가 되었으면 한다.
행복과 불행은 마음 먹기에 달려 있다고 했다.
날씨가 포근해야 눈이 내리듯이 우리들의 마음도 날씨만큼이나 푸근했을 때 사랑도 생기고 자비심도 생길 것이다.

이곳에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감홍시마다 하얀 눈 모자를 덮어 쓰고 있는 것인데 너무나도 아름다운 그림이다.
지난 가을부터 들은 애기가 왜 감을 따지 않는냐고 물어보는 것이다.
그리고 무척이나 아까워했다.
그런데 지금 저 자연 그대로의 멋스러운 경치를 보고는 왜? 라고, 묻지는 않을것 같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풍경이기 때문이다.

한겨울의 산사는 별로 볼 것도 없다.
그런데 감나무마다 달린 빠알간 감홍시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하고 풍요롭게 한다.
온갖 산새들이 날아와서 감홍시를 맛있게 쪼아 먹는 것을 보는 것도 볼 것 없는 이 겨울 산사에서 한 볼거리이다.
스님들이 입만 때면 보시 보시 하는데 이것도 뭇 산 속 식구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보시이다.
긴 대나무 장대가 항상 준비가 되어 있으니 꽁꽁 얼은 아이스 감홍시를 따서 먹고 싶은 분들은 언제든지 오셨어 맛보시기 바랍니다.
중요 한 것은 만월산 가족들의 몫은 남겨두셔야 합니다.

현종스님

1987년 출가해 해인사 승가대학을 졸업했다.
1996년 중앙승가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으며 1999년 강릉시 연곡면 삼산리에 청소년수련원 건립 원력을 세우고 현덕사를 창건해 현재 주지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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