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산 이야기

게시물열람
제목

현종스님 / 반가운 화쟁 위원회

작성자폴라리스
등록일2010년 06월 18일 (23:46)조회수조회수 : 4,165
현종스님 / 반가운 화쟁위원회


현종스님 / 논설위원.강릉 불교환경연대 대표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은 연기(緣起)와 중도(中道)이다. “네가 있음으로 내가 있고, 내가 있음으로 네가 있다”는 상의상관(相依相關)의 가르침이 연기다. 중도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최선의 길을 찾는 것이다. 따라서 불교에 입문한 스님과 불자라면 연기와 중도를 삶의 방식으로 채택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것이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는 삶이며, 그렇지 못하다면 그것은 겉만 부처님 제자일 뿐 속은 정반대라고 할 수 있다.

연기 중도는 ‘삶의 방식’

하지만 연기와 중도의 가르침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스님과 불자들은 얼마나 있을까. 곰곰이 반성해볼 일이다. 물론 대다수의 스님과 불자들은 부처님 가르침을 올곧게 실천하며 살아갈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우리 불교계 현실을 냉정하게 짚어보면 그렇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 이렇게 바라보는 이유는 현안이 발생했을 때, 이를 풀어가는 방식이 대립과 갈등, 그리고 상대를 부정하는 극단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은 까닭이다.

우리 불교계는 소모적인 논쟁과 투쟁으로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 어느 편의 문제를 떠나 두 가지만 짚어본다. 지난 1994년 발생한 종단개혁은 명분이 옳았음에도 불구하고, 성철스님의 열반으로 고조된 분위기가 한풀 꺾였던 것만은 사실이다. 안타까운 일이었다. 또 지난 3월 법정스님이 열반에 든 후 우리 사회에는 불교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이 법정스님의 책을 읽고, 또한 사찰을 찾으면서 불교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 문제로 인해 종단 내 갈등이 일어나고, 국민의 눈에는 부정적으로 비추어졌다. 법정스님 열반을 계기로 높아진 불교의 위상이 한 순간에 후퇴하고 말았다. 이제 우리는 다시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돌아가 해답을 찾아야 한다. 연기와 중도를 깊이 인식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여 실천해야만 한다. 그럴 때 우리가 직면한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러한 때 종단에서 ‘화쟁(和諍)위원회’를 구성했다는 소식이 산사까지 들려왔다. 연기와 중도의 가르침에 근거해 극단을 배제한 원효스님의 가르침을 이 시대에 계승하기 위하 노력으로 보인다. 원효스님의 가르침은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어 여전히 유효하다. 오히려 필요성은 더욱 커진 상태이다. 종령기구로 출범한 화쟁위원회는 “사회 갈등 현안과 종단 내외의 주요 사안에 대하여 불교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지난 8일 화쟁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총무원장 스님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임시방편으로 해결하고 문제의 본질은 덮어둔 채 놓아두는 치료(治療)가 아니라, 이해 당사자들이 흔쾌히 동의하고 서로 박수를 칠 수 있게 하는 다스리는 치유(治癒)에 이르도록 하는 것이 화쟁위원회가 해나갈 일이라고 확신한다”고 당부했다.

갈등-대립 극복기구 기대

해방이후 우리 사회는 좌우 이념 대결을 비롯해, 계층과 지역의 극심한 대립을 겪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비생산적인 갈등으로 얻은 것 보다 잃어버린 것이 더 많다. 사회뿐 아니라 교단도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화쟁위원회가 교단과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는 기구로 자리잡길 기대해 본다.



[불교신문 2631호/ 6월16일자]
코멘트현황
코멘트작성
※ 삭제나 수정시에 사용할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게시물처리 버튼
새글 작성하기 ▲ 다음글 보기 ▼ 이전글 보기 목록보기
게시판검색
자유게시판
순번제목작성자작성일조회수
1084 '에스프레소'1,2 - 마더감자/자작시[1]
/ 11-10-23 (일) / 조회 : 3,639
1
11-10-23 23:253,639
1083 '현덕사'커피체험을 다녀와서.....마더감자
/ 11-10-23 (일) / 조회 : 3,734
11-10-23 23:143,734
1082 커피 마시려 오세요.
현덕사 / 11-10-22 (토) / 조회 : 3,677
현덕사11-10-22 22:503,677
1081 너무 귀한 시간이었습니다.[3]
안영웅 / 11-10-19 (수) / 조회 : 3,869
3
안영웅11-10-19 23:423,869
1080 현덕사 불교신문 보도
/ 11-10-17 (월) / 조회 : 3,613
11-10-17 15:463,613
1079 동.식물 천도제를 다녀와서~~
비싸니맘 / 11-10-11 (화) / 조회 : 3,586
비싸니맘11-10-11 14:363,586
1078 인사드립니다[1]
강희숙 / 11-10-10 (월) / 조회 : 3,633
1
강희숙11-10-10 12:543,633
1077 환경본찰 강릉 현덕사, 10월8일 동식물 천도재 봉행(법보신문기사)[1]
현덕사 / 11-10-06 (목) / 조회 : 3,725
1
현덕사11-10-06 06:103,725
1076 도가니 영화를 보고나서...
현종 / 11-09-29 (목) / 조회 : 3,705
현종11-09-29 22:533,705
1075 노점상 밥 주던 어머니 창피했는데… 세상 지키는 힘, 거기 있었다.
조선일보기사 / 11-09-29 (목) / 조회 : 3,659
조선일보기사11-09-29 10:283,659
1074 "연탄가게 장남이 이만큼 성공한 건 막걸리 한 잔도 나눴던 아버지 덕분"
조선일보기사 / 11-09-29 (목) / 조회 : 3,729
조선일보기사11-09-29 10:223,729
1073 "부모 보고 기부 배워"
조선일보기사 / 11-09-29 (목) / 조회 : 3,543
조선일보기사11-09-29 10:183,543
1072 기부는 최고의 자식교육
조선일보기사 / 11-09-29 (목) / 조회 : 3,770
조선일보기사11-09-29 10:143,770
1071 가을이 깊어가니 현덕사가 그립습니다[1]
/ 11-09-28 (수) / 조회 : 3,509
1
11-09-28 10:583,509
1070 ◆ 조금 느려도 괜찮아!
승가원 / 11-09-27 (화) / 조회 : 3,521
승가원11-09-27 11:443,521
1069 문안작성
문안작성 / 11-09-25 (일) / 조회 : 3,587
문안작성11-09-25 17:043,587
1068 만월산 현덕사 개산12주년 법회봉행
현덕사 / 11-09-21 (수) / 조회 : 3,698
현덕사11-09-21 01:253,698
1067 8월 16일 현덕사템플스테이를 마친 뒤 한달만에 글을 쓰네요.[1]
이재헌 / 11-09-14 (수) / 조회 : 3,711
1
이재헌11-09-14 22:053,711
1066 달빛 같은 사람이 되시기를.....[1]
현종 / 11-09-11 (일) / 조회 : 3,775
1
현종11-09-11 11:473,775
1065 강원도립대 제8대 원병관 총장님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풀향기사랑 / 11-09-07 (수) / 조회 : 3,766
풀향기사랑11-09-07 00:543,766
게시판 페이지 리스트
새글 작성하기
계좌안내 : [농협] 333027-51-050151 (예금주 : 현덕사)
주소 : (25400)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싸리골길 170 (삼산리, 현덕사) / 전화 : 033-661-5878 / 팩스 : 033-662-1080
Copyright ©Hyundeoksa. All Rights Reserved. Powerd By Denobiz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