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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고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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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09년 02월 17일 (15:58)조회수조회수 : 2,006
마음이 고운 사람들은 아름다운 추억을 먹고 살기 때문이라는 말을 들었다.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사람들은 여름밤에 들이나 개울에서 흔하게 날아다니는 반딧불이를 잡아 유리병에 넣거나 아니면 손바닥에 올려놓고 꽁무니에서 반짝반짝거리는 파란불빛을 신기해하면서 관찰했던 추억을 간직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지난해 어린이여름불교학교를 처음하면서 아이들에게 여름밤 반딧불이의 추억을 만들어 줄려고 많은 사람들에게 물어도 보고 골짜기가 깊어 사람들의 손길이 덜 탄 곳을 몇 날밤을 헤매어 다녔지만 헛수고만 하고 말았다.

올해로 현덕사에서 세 번째 여름을 맞이하는데 지난해 여름이 끝날 때쯤 기어다니는 반딧불이 서너 마리를 후원 장독대 옆에서 보았다.

20여년만에 보는 반딧불이가 얼마나 반갑고 기뻤던지 여러 곳에 전화를 해 자랑을 하고 와서 같이 보면서 즐거워했었다.

혹시나 이번 수련회기간에 반짝반짝거리며 나타나 여러 어린이들에게 작은 감동을 하나 주는가 기대했는데 역시나 나만의 바램으로 끝이 났다.

수련회 둘째 날 오후 한 줄기 소나기가 시원하게 내린 후 동쪽 하늘에 나타난 오색의 무지개를 보면서 좋아 환호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무지개 보다 더 아름답게 다가왔다.

해질녘이면 피기 시작하여 밤에 활짝피는 하얀 박꽃이 좋아서 후원에서 법당으로 가는 길에 일곱 포기를 지난 봄에 심었다. 박꽃이 작고 많이 피어 조롱박인가 했는데 말 그대로 조롱박이 조롱조롱 열렸다. 지금도 밤이면 피고지고하고 앞으로 여름이 끝날 때까지 계속 박꽃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가끔은 말을 안 듣고 말썽을 피우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너무나도 초롱초롱한 맑은 눈망울로 예불하고 사경하고 수계하면서 연비할때 숙연하리 만치 진지한 구도자의 모습도 보았다.

아이들이 다 떠난 후 수련회 중 느낀 소감 쓴 것을 한장한장 읽으며 티 없이 해맑은 아이들의 얼굴을 그려본다. 궁금한 것도 많고 바램도 갖가지였는데 스님은 왜 삭발을 하는지 왜 혼자 사는지 다들 바르게 착하게 살겠다고 부처님께 약속하였다.

일곱 살로 제일 어렸지만 108배 절을 할 때나 발우공양할 때 밥알 한 톨 남기지 않고 깨끗이 씻어 먹은 예쁜 민지의 글이 나 혼자 보기가 아까워 적어본다.
2001.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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