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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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편안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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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12년 08월 08일 (07:19)조회수조회수 : 3,589

올여름은 유난히 덥다. 서울기온 연 35~6도를 오르내리는데다 열대야가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이 폭염을 피해 영동으로 떠나자. 영동은 동풍으로 이상 저온이라 서울처럼 덥지 않단다.

83일 이른 아침 기족들과 영동행 길을 재촉한다.

 

대관령 근처에 다다르자 안개가 자욱하고, 기온이 한결 낮아진다. 오전11시쯤 강릉에 도착하게 돼 일단 경포대 위 하평진에서 수영을 즐겼다. 그늘막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현종 스님이 직접 찾아 오셨다. 소박하고 소탈한 모습에 친근감이 절로 솟는다. 마중까지 오시다니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몇 년 전부터 현덕사를 방문하려 했으나 나의 여름휴가와 현덕사의 학생템플스테이 일정이 겹쳐 뜻을 이루지 못하다가 올 여름에야 현종스님의 특별배려로 소원을 이루게 됐다.

절은 강릉에서 소금강 쪽 만월산 중턱에 자리한다. 소 도로를 꼬불꼬불 한참을 오른 곳에 이런 넓은 공간이 있다니 놀랍다. 문외한인 내가 봐도 이른바 명당이다. 절 옆 계곡에는 맑은 물이 청아한 소리를 내며 흐른다.

대웅전 앞 넓은 마당 좌에는 요사체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이 요사체가 완성되면 숙소난이 해결 된단다. 숙소가 부족해 주지스님이 자신의 거실을 특별히 제공하는 친절까지 베푸셨다.

 

올림픽 중계방송으로 새벽 2시에 잠들었다가 새벽 5시 목탁소리에 잠을 깼다. 공기가 맑아서인지 잠을 잠시만 잤는데도 머리는 맑다.

 

7시부터 시작된 아침 공양 때는 밥을 두 번이나 먹었다. 운동량이 많은데다, 절 음식이 입맛에 맡기 때문이리라.

 

8시에는 현종스님 거실에서 스님이 직접 내린 커피와 차를 대접 받고, 불교와 인생에 대한 강론을 들었다.

 

오후에는 요트를 타기 위해 강릉항으로 갔다. 예상과는 달리 강릉 주변의 교통 소통은 원활했다. 일행이 요트에 오르자 선장의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출항을 준비한다. 로프를 풀고, 배를 밀고, 로프를 묶고 하는 일들이 모두 협업으로 이뤄져야 효과적이란다. 선장은 우리가 탄 드레이크(?)호의 내력과 제원을 설명하고, 요트에 관한 모든 것을 자신의 글로벌한 경험을 곁들여 재미있게 설명한다. 박수가 터진다.

 

현종 스님은 요트 타기의 장점, 변화무상한 바다의 생리 등을 우리 인생살이와 곁들여 열정적으로 강론하신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스님은 요트가 출항할 때부터 항해가 끝나고 정박할 때까지 몸소 로프를 풀고, 감고, 돛을 올리고, 키를 잡고 하는 일에 적극 참여하시는 모범을 보이신다.

 

마지막 날 아침 식사 후 길 막히는 시간을 피해 서둘러 절을 나선다. 주지 스님은 스님 숙소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주차한 곳까지 내려오셔 우리 일행을 전송하신다.

 

절에서 자기는 처음이다. 오기 전에는 절이라 너무 엄격하고, 딱딱해서 불편할 줄 알았는데

현종스님 이하 절에 계시는 모든 분들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환대로 집에서 지내는 것처럼 편안했다.

 

가까운 시일 내에 현덕사를 다시 찾는 기쁨이 있기를 기대한다.

    2012. 08. 08

           jodoban(bhcho25@naver.com)

코멘트현황
현종
현종 | 12/08/09 21:35
거사님이 오시면 참 잘해 드리고 싶었는데, 그저 마음 뿐이였습니다.
언젠가 한번 더 오세요. 그때는 방사도 불편없이 해드리겠습니다.
보내 주신 선물은 잘 받았습니다.
아껴가며 잘 먹겠습니다.
소금처럼 썩지않고 변치 않는,
세상의 소금이 되도록 노력하겟습니다.
고맙습니다. 현종합장.
12/08/09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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