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산 이야기

게시물열람
제목

마음이 편안한 곳!

작성자
등록일2012년 08월 08일 (07:19)조회수조회수 : 3,727

올여름은 유난히 덥다. 서울기온 연 35~6도를 오르내리는데다 열대야가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이 폭염을 피해 영동으로 떠나자. 영동은 동풍으로 이상 저온이라 서울처럼 덥지 않단다.

83일 이른 아침 기족들과 영동행 길을 재촉한다.

 

대관령 근처에 다다르자 안개가 자욱하고, 기온이 한결 낮아진다. 오전11시쯤 강릉에 도착하게 돼 일단 경포대 위 하평진에서 수영을 즐겼다. 그늘막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현종 스님이 직접 찾아 오셨다. 소박하고 소탈한 모습에 친근감이 절로 솟는다. 마중까지 오시다니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몇 년 전부터 현덕사를 방문하려 했으나 나의 여름휴가와 현덕사의 학생템플스테이 일정이 겹쳐 뜻을 이루지 못하다가 올 여름에야 현종스님의 특별배려로 소원을 이루게 됐다.

절은 강릉에서 소금강 쪽 만월산 중턱에 자리한다. 소 도로를 꼬불꼬불 한참을 오른 곳에 이런 넓은 공간이 있다니 놀랍다. 문외한인 내가 봐도 이른바 명당이다. 절 옆 계곡에는 맑은 물이 청아한 소리를 내며 흐른다.

대웅전 앞 넓은 마당 좌에는 요사체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이 요사체가 완성되면 숙소난이 해결 된단다. 숙소가 부족해 주지스님이 자신의 거실을 특별히 제공하는 친절까지 베푸셨다.

 

올림픽 중계방송으로 새벽 2시에 잠들었다가 새벽 5시 목탁소리에 잠을 깼다. 공기가 맑아서인지 잠을 잠시만 잤는데도 머리는 맑다.

 

7시부터 시작된 아침 공양 때는 밥을 두 번이나 먹었다. 운동량이 많은데다, 절 음식이 입맛에 맡기 때문이리라.

 

8시에는 현종스님 거실에서 스님이 직접 내린 커피와 차를 대접 받고, 불교와 인생에 대한 강론을 들었다.

 

오후에는 요트를 타기 위해 강릉항으로 갔다. 예상과는 달리 강릉 주변의 교통 소통은 원활했다. 일행이 요트에 오르자 선장의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출항을 준비한다. 로프를 풀고, 배를 밀고, 로프를 묶고 하는 일들이 모두 협업으로 이뤄져야 효과적이란다. 선장은 우리가 탄 드레이크(?)호의 내력과 제원을 설명하고, 요트에 관한 모든 것을 자신의 글로벌한 경험을 곁들여 재미있게 설명한다. 박수가 터진다.

 

현종 스님은 요트 타기의 장점, 변화무상한 바다의 생리 등을 우리 인생살이와 곁들여 열정적으로 강론하신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스님은 요트가 출항할 때부터 항해가 끝나고 정박할 때까지 몸소 로프를 풀고, 감고, 돛을 올리고, 키를 잡고 하는 일에 적극 참여하시는 모범을 보이신다.

 

마지막 날 아침 식사 후 길 막히는 시간을 피해 서둘러 절을 나선다. 주지 스님은 스님 숙소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주차한 곳까지 내려오셔 우리 일행을 전송하신다.

 

절에서 자기는 처음이다. 오기 전에는 절이라 너무 엄격하고, 딱딱해서 불편할 줄 알았는데

현종스님 이하 절에 계시는 모든 분들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환대로 집에서 지내는 것처럼 편안했다.

 

가까운 시일 내에 현덕사를 다시 찾는 기쁨이 있기를 기대한다.

    2012. 08. 08

           jodoban(bhcho25@naver.com)

코멘트현황
현종
현종 | 12/08/09 21:35
거사님이 오시면 참 잘해 드리고 싶었는데, 그저 마음 뿐이였습니다.
언젠가 한번 더 오세요. 그때는 방사도 불편없이 해드리겠습니다.
보내 주신 선물은 잘 받았습니다.
아껴가며 잘 먹겠습니다.
소금처럼 썩지않고 변치 않는,
세상의 소금이 되도록 노력하겟습니다.
고맙습니다. 현종합장.
12/08/09 21:35
코멘트작성
※ 삭제나 수정시에 사용할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게시물처리 버튼
새글 작성하기 ▲ 다음글 보기 ▼ 이전글 보기 목록보기
게시판검색
자유게시판
순번제목작성자작성일조회수
1084 '에스프레소'1,2 - 마더감자/자작시[1]
/ 11-10-23 (일) / 조회 : 3,635
1
11-10-23 23:253,635
1083 '현덕사'커피체험을 다녀와서.....마더감자
/ 11-10-23 (일) / 조회 : 3,729
11-10-23 23:143,729
1082 커피 마시려 오세요.
현덕사 / 11-10-22 (토) / 조회 : 3,669
현덕사11-10-22 22:503,669
1081 너무 귀한 시간이었습니다.[3]
안영웅 / 11-10-19 (수) / 조회 : 3,865
3
안영웅11-10-19 23:423,865
1080 현덕사 불교신문 보도
/ 11-10-17 (월) / 조회 : 3,609
11-10-17 15:463,609
1079 동.식물 천도제를 다녀와서~~
비싸니맘 / 11-10-11 (화) / 조회 : 3,580
비싸니맘11-10-11 14:363,580
1078 인사드립니다[1]
강희숙 / 11-10-10 (월) / 조회 : 3,628
1
강희숙11-10-10 12:543,628
1077 환경본찰 강릉 현덕사, 10월8일 동식물 천도재 봉행(법보신문기사)[1]
현덕사 / 11-10-06 (목) / 조회 : 3,719
1
현덕사11-10-06 06:103,719
1076 도가니 영화를 보고나서...
현종 / 11-09-29 (목) / 조회 : 3,700
현종11-09-29 22:533,700
1075 노점상 밥 주던 어머니 창피했는데… 세상 지키는 힘, 거기 있었다.
조선일보기사 / 11-09-29 (목) / 조회 : 3,654
조선일보기사11-09-29 10:283,654
1074 "연탄가게 장남이 이만큼 성공한 건 막걸리 한 잔도 나눴던 아버지 덕분"
조선일보기사 / 11-09-29 (목) / 조회 : 3,722
조선일보기사11-09-29 10:223,722
1073 "부모 보고 기부 배워"
조선일보기사 / 11-09-29 (목) / 조회 : 3,537
조선일보기사11-09-29 10:183,537
1072 기부는 최고의 자식교육
조선일보기사 / 11-09-29 (목) / 조회 : 3,764
조선일보기사11-09-29 10:143,764
1071 가을이 깊어가니 현덕사가 그립습니다[1]
/ 11-09-28 (수) / 조회 : 3,506
1
11-09-28 10:583,506
1070 ◆ 조금 느려도 괜찮아!
승가원 / 11-09-27 (화) / 조회 : 3,518
승가원11-09-27 11:443,518
1069 문안작성
문안작성 / 11-09-25 (일) / 조회 : 3,583
문안작성11-09-25 17:043,583
1068 만월산 현덕사 개산12주년 법회봉행
현덕사 / 11-09-21 (수) / 조회 : 3,693
현덕사11-09-21 01:253,693
1067 8월 16일 현덕사템플스테이를 마친 뒤 한달만에 글을 쓰네요.[1]
이재헌 / 11-09-14 (수) / 조회 : 3,707
1
이재헌11-09-14 22:053,707
1066 달빛 같은 사람이 되시기를.....[1]
현종 / 11-09-11 (일) / 조회 : 3,770
1
현종11-09-11 11:473,770
1065 강원도립대 제8대 원병관 총장님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풀향기사랑 / 11-09-07 (수) / 조회 : 3,761
풀향기사랑11-09-07 00:543,761
게시판 페이지 리스트
새글 작성하기
계좌안내 : [농협] 333027-51-050151 (예금주 : 현덕사)
주소 : (25400)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싸리골길 170 (삼산리, 현덕사) / 전화 : 033-661-5878 / 팩스 : 033-662-1080
Copyright ©Hyundeoksa. All Rights Reserved. Powerd By Denobiz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