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산 이야기

게시물열람
제목

찰나 생 찰나 사

작성자들꽃향기
등록일2012년 07월 12일 (08:43)조회수조회수 : 3,680
첨부파일
  • %EC%82%B0%EC%82%AC1.jpg (0)
찰나 生 찰나 死


길어야 백년,
숨 한번 몰아쉬면 홀연히 지고 마는 우리네 인생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죽음의 통로를 잘 지나는 것이다.

옛날 큰 스님들은 생사(生死)가 둘이 아니라고 말씀하셨다.
생과 사가 다른데 어찌 둘이 아니라는 걸까.
이 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호스피스 일을 할 수록
정말 생사가 둘이 아님을 절감한다.
생이 바로 서야 죽음이 바로 서고 생이 청정해야
죽음이 청정하다는 연기론적 법칙에서 보면
정말로 생사는 둘이 아니다.
육체 라는 한낱 현상이 일어났다 사라질 뿐
우리의 본성에 어떻게 생사가 있겠는가.
영적 차원에선 죽고 살 일이 없다.

그저 하나의 현상이 태어나서 머물다 소멸할 뿐
그 어디에다 생(生)이라 이름 붙이며
사(死)라고 이름 붙일 것인가.
그러니 늘 깨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육체가 사(死)로 옮겨간 후에도
자신의 본성을 지킬 수 있다.
죽어가는 사람을 보면 오직 지금 이 순간이
존재할 뿐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너무도 소중한 사람이
임종 직전에 나와 대화를 나누고 눈을 맞추며 마음을
주고 받으며 마지막 온기를 나눴다고 생각해보라.
바로 그 순간 오직 그 찰나에만 존재하는 삶이 아니겠는가.

그 순간이 모여 십 년이 되고
오십 년이 되고 팔십 년이 된다.
한순간의 찰나 그것밖에 없다.
찰나 생이고 찰나 멸(滅)이다.
순간순간 죽음 속에 삶이 존재하고,
삶 속에 죽음이 담겨 있다.
철로의 양쪽 레일을 달리는 기차처럼
삶과 죽음은 그렇게 매 순간 함께 달려간다.

매 순간 죽고 태어나는데 어떻게 함부로 살 수 있겠는가.
찰나 멸, 찰나 생 사이에서 너와 내가 만났으니 이 얼마나 고귀한 인연인가.
그러니 우리가 할 일은 순간이 천년인양 살면서 가슴 벅차게 사랑하는 것밖에 없다.

그 순간의 한 점이 모여 수십 점, 수백 점에 이르고,
우리 인생이 그려지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대체로 과거에 얽매이고,
미래에 살 일을 걱정하며 산다. 공허함을 알면서도 그렇게 살아간다.

지금 당신은 어디에 머물고 있는가? 째깍째깍 흘러가는 죽음의 소리,
생에서 멸로 향하는 그 소리에 귀를 열고 있는가?
듣지 않는다고 해서 죽음이 찾아오지 않는 건 아니다.
쉼 없이 돌아가는 시계 초침을 타고
쉼 없이 죽음을 향해 달려 가고 있다.
당신과 내가…….

오는 자가 가는 자요, 가는 자가 오는 자라.
생은 사의 근본이요, 사는 생의 근본이라.
생사는 본래 하나인 것을......

인생은 교육의 장이다.
수시로 대면하는 시행착오 속에서
나는 보다 나은 인생을 배운다
코멘트현황
코멘트작성
※ 삭제나 수정시에 사용할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게시물처리 버튼
새글 작성하기 ▲ 다음글 보기 ▼ 이전글 보기 목록보기
게시판검색
자유게시판
순번제목작성자작성일조회수
1324 (2/4일~5일)만월산현덕사 템플스테이 후기입니다♥[1]
서지혜 / 13-02-05 (화) / 조회 : 4,171
1
서지혜13-02-05 18:094,171
1323 풍경
뿡뎅이 / 13-02-04 (월) / 조회 : 3,964
뿡뎅이13-02-04 09:173,964
1322 안녕하세여~~현종스님*^^*[1]
정창규 / 13-02-03 (일) / 조회 : 4,166
1
정창규13-02-03 01:404,166
1321 산산골골에서 정진하는 수좌스님들
현덕사 / 13-01-19 (토) / 조회 : 4,114
현덕사13-01-19 09:254,114
1320 현덕사, 오늘 하루
현덕사 / 13-01-18 (금) / 조회 : 4,045
현덕사13-01-18 08:164,045
1319 현덕사를 다녀와서 (1.12.)[1]
서은화 / 13-01-15 (화) / 조회 : 3,983
1
서은화13-01-15 22:153,983
1318 ◆승가원의 천사들, 그 뒷이야기가 궁금하신가요?
승가원 / 13-01-14 (월) / 조회 : 4,049
승가원13-01-14 11:114,049
1317 잠시 쉬어가는 템플스테이[1]
조성민 / 13-01-13 (일) / 조회 : 4,292
1
조성민13-01-13 22:344,292
1316 잠시 쉬어가는 템플스테이^^
조성민 / 13-01-13 (일) / 조회 : 3,802
조성민13-01-13 17:093,802
1315 2012년을 보내면서;;
들꽃향기 / 13-01-09 (수) / 조회 : 3,957
들꽃향기13-01-09 17:563,957
1314 호국 비룡사 군종병 템플스테이
들꽃향기 / 13-01-09 (수) / 조회 : 4,102
들꽃향기13-01-09 17:334,102
1313 군 복무하는 지금이 마음공부 할 시간
들꽃향기 / 13-01-09 (수) / 조회 : 4,146
들꽃향기13-01-09 17:294,146
1312 자연사랑
초파일신도 / 13-01-08 (화) / 조회 : 3,719
초파일신도13-01-08 17:393,719
1311 자신의 삶에 만족을 느껴라
들꽃향기 / 13-01-07 (월) / 조회 : 3,724
들꽃향기13-01-07 13:293,724
1310 가장멋진 인생이란
들꽃향기 / 13-01-06 (일) / 조회 : 3,733
들꽃향기13-01-06 17:583,733
1309 현덕사 의 풍경(風磬)
손상도 / 13-01-04 (금) / 조회 : 3,760
손상도13-01-04 10:543,760
1308 2013년 라마나 마하리쉬 '나는 누구인가' 강의에 초대합니다
서은아 / 12-12-29 (토) / 조회 : 5,310
서은아12-12-29 22:105,310
1307 한겨레신문 휴심정에 실린 글입니다.
혜민스님 / 12-12-26 (수) / 조회 : 4,044
혜민스님12-12-26 23:084,044
1306 마음힐링 체험프로그램을 함께하면서
심상희 / 12-12-15 (토) / 조회 : 3,892
심상희12-12-15 22:123,892
1305 마음힐링 체험프로그램을 함께하면서
심상희 / 12-12-15 (토) / 조회 : 3,610
심상희12-12-15 09:543,610
게시판 페이지 리스트
새글 작성하기
계좌안내 : [농협] 333027-51-050151 (예금주 : 현덕사)
주소 : (25400)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싸리골길 170 (삼산리, 현덕사) / 전화 : 033-661-5878 / 팩스 : 033-662-1080
Copyright ©Hyundeoksa. All Rights Reserved. Powerd By Denobiz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