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산 이야기

게시물열람
제목

염불은 왜 하는가?

작성자
등록일2012년 03월 15일 (09:44)조회수조회수 : 3,664
숭산스님 법어 법문

    염불은 왜 하는가?
    어느 일요일 저녁, 화계사 국제선원에서 법문이 있은 후에 한 제자가 숭산 선사께 질문을 했습니다.
    “염불은 왜 하는 겁니까? 좌선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가 않습니까?”
    선사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다. 우리는 함께 절하고, 함께 염불하고, 함께 공양하고, 함께 좌선하고 그 밖에도 선원에서 모든 일을 함께 한다. 우리는 왜 함께 수행을 해야 하느냐?
    모든 사람은 저마다 각기 다른 업을 지녔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은 상황이 각기 다르고 조건이 다르고 견해가 다르다. 어떤 사람은 스님이고 어떤 사람은 학생이고 어떤 사람은 공원이듯 말이다.

    항상 깨끗한 마음을 지니는 사람도 있고, 가끔가다 불안하고 불만을 느끼는 사람도 있으며, 여권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은 ‘내 생각이 옳다!’라고 생각한다. 심지어는 선사들까지도 그러하다.
    열 사람의 선사마다 제각기 다른 지도방법을 갖고 있으며, 그들은 자기 방법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미국인은 미국식 사고방식을 가졌고, 동양인은 동양식 사고방법을 가졌다. 다른 견해에서 다른 행동이 나오고 다른 업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네가 너의 생각을 고집하면 너의 업을 다스리기가 매우 힘이 들게 되고 너의 삶이 고통으로 남는 것이다.
    너의 틀린 견해가 계속되는 한 너의 나쁜 업은 계속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선원에서는 우리는 함께 살고 수행하며, 모두가 선원청규대로 따라야 한다. 남달리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구별하는 사람들도 우리에게로 오면 점차 그런 것을 떨쳐 버린다.
    새벽4시에 전원 모두가 백팔배를 ‘함께’하고 ‘함께’공양하고 ‘함께’ 일을 한다. 어떤 때는 절을 하기가 싫을 때도 있겠지만, 이것이 선원규정이기 때문에 따라 하는 것이다.
    또 어떤 때는 염불하기가 싫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한다. 어떤 때 너는 피곤해서 자고 싶지만, 좌선하러 가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거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좌선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공양을 할 때는 절 방식대로 네 개의 발우에다 먹고, 공양이 끝난 뒤에는 차를 부어 검지손가락으로 씻게 되어 있다. 처음 몇 번은 이런 방식대로 차를 마시는 것을 모두 싫어했었다. 미국 캠브릿지 선원에서 온 젊은이 하나가 내게 와서 화를 냈다.
    ‘이런 식으로 먹는 게 싫습니다! 그 차 속에는 찌꺼기가 많이 있습니다. 그건 도저히 마실 수 없어요!’내가 그에게 말했다. ‘《반야심경》을 아느냐?’ ‘네.’

    ‘경에서 이르기를, 불구부정(不坵不淨)이라고 하지 않더냐?’‘네.’‘그런데 왜 그 차를 못 마시겠다는 거지?’‘왜냐하면 더럽기 때문입니다.’
    (대중들의 웃음소리)
    “왜 그게 불결하다는 거냐? 그 찌꺼기들은 이미 네가 먹은 음식물에서 나온 것이다. 만일 네가 그 차를 더럽다고 생각하면 더러운 것이고, 깨끗하다고 생각하면 께끗한 것이다.”
    그 젊은이가 말했다.
    “선사님 말씀이 옳습니다. 그 차를 마시겠습니다.”
    (웃음소리)
    그래서 우리는 함께 살고 함께 행동하는 거다. 함께 행동한다는 것은 바로 각자의 사견과 개인적인 조건 그리고 개인적인 상황을 모두 끊어내는 것을 뜻한다. 그럼으로써 우린 빈 마음이 되는 것이다. 본래의 백지 상태로 돌아
    가는 것이다. 그럴 때 우리의 진정한 생각과 진정한 조건, 진정한 상황이 나타나게 된다. 우리가 함께 절하고, 함께 염불하고, 함께 공양할 때, 우리의 마음은 한 마음이 되는 것이다.
    바다의 수면(水面)과 똑같다. 바람이 일면 수많은 파도가 일어난다. 바람이 잦아들면 그 파도는 작아진다. 이윽고 바람이 멈출 때 그 물은 거울과 같이 되어 모든 사물을 반사한다.
    산, 나무, 구름 등을.
    우리의 마음도 이와 똑같다. 우리가 욕심을 많이 내고, 사견을 많이 가지면 거기에는 거센 파도가 일게 된다. 그러나 가끔씩 좌선을 하며 함께 행동을 하면 우리의 사견과 욕심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 물결은 점점 작아져서 우리의 마음이 깨끗한 거울같이 될 때 우리가 보는 것, 듣는 것, 냄새 맡는 것, 맛보는 것, 만지는 것이나 생각하는 것 모두가 진리가 된다. 그때에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기가 너무 쉽다. 다른 사람의 마음이 그대로 네 마음에 비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염불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처음에 너는 이해하기가 힘들겠지만, 규칙적으로 염불을 하다 보면 이해하게 될 것이다.
    “아, 염불은 아주 좋은 느낌을 주는 것이다!”라고
    이것은 백팔배와도 같은 것이다. 처음에 사람들은 이것을 싫어한다. 왜 절을 해야 되는가?
    우리는 부처님에게 절을 하는 게 아니고 우리 자신들에게 절을 하는 것이다. 작은 나〔小我〕가 큰 나〔大我〕에게 절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작은 나는 없어지고 큰 나가 된다. 이것이 진짜 절이다. 그러니 와서 함께 실행해 보자. 너도 곧 깨닫게 될 것이다.”.
    그 제자는 큰절을 올리며 말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코멘트현황
코멘트작성
※ 삭제나 수정시에 사용할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게시물처리 버튼
새글 작성하기 ▲ 다음글 보기 ▼ 이전글 보기 목록보기
게시판검색
자유게시판
순번제목작성자작성일조회수
1104 천년의 숲길을 걸으며......
들꽃향기 / 12-01-11 (수) / 조회 : 3,609
들꽃향기12-01-11 13:313,609
1103 유종의 미를 거두며....
물망초 / 11-12-31 (토) / 조회 : 3,604
물망초11-12-31 11:093,604
1102 군부대대중공양다녀왔습니다
들꽃향기 / 11-12-13 (화) / 조회 : 4,158
들꽃향기11-12-13 11:444,158
1101 새해의 인생덕담
/ 11-12-12 (월) / 조회 : 3,759
11-12-12 12:563,759
1100 기다림이 주는 행복[1]
/ 11-12-11 (일) / 조회 : 3,588
1
11-12-11 15:453,588
1099 현덕사달력가져가세요........
들꽃향기 / 11-12-04 (일) / 조회 : 3,889
들꽃향기11-12-04 20:253,889
1098 새해맞이 탬플스테이오셔요
들꽃향기 / 11-12-04 (일) / 조회 : 3,694
들꽃향기11-12-04 18:323,694
1097 다시 살아난 보리수 한그루
들꽃향기 / 11-11-15 (화) / 조회 : 3,839
들꽃향기11-11-15 20:403,839
1096 동안거 입제
들꽃향기 / 11-11-09 (수) / 조회 : 3,805
들꽃향기11-11-09 20:183,805
1095 너무도 반가웠던 전화한통
조도제 / 11-11-01 (화) / 조회 : 3,678
조도제11-11-01 17:533,678
1094 커피 축제를 마무리하면서....
들꽃향기 / 11-11-01 (화) / 조회 : 3,579
들꽃향기11-11-01 16:083,579
1093 사진
엄정일 / 11-10-31 (월) / 조회 : 3,665
엄정일11-10-31 23:553,665
1092 커피 축제에 현덕사를 찾아..
엄정일 / 11-10-31 (월) / 조회 : 3,687
엄정일11-10-31 23:463,687
1091 커피 축제를 회향하였습니다.[1]
/ 11-10-31 (월) / 조회 : 3,683
1
11-10-31 22:393,683
1090 ◆ MBC에서 승가원의 천사들을 만나세요!
승가원 / 11-10-31 (월) / 조회 : 3,508
승가원11-10-31 18:053,508
1089 커피 인연[1]
김경선 / 11-10-27 (목) / 조회 : 3,526
1
김경선11-10-27 09:473,526
1088 편안함..[1]
루비 / 11-10-27 (목) / 조회 : 3,613
1
루비11-10-27 09:103,613
1087 절에서 마시는 커피의 맛은..[1]
정다은 / 11-10-24 (월) / 조회 : 3,682
1
정다은11-10-24 15:263,682
1086 사찰에서의 커피......[1]
이정미 / 11-10-24 (월) / 조회 : 3,744
1
이정미11-10-24 00:573,744
1085 벌써 1년이 지나....[1]
김종수 / 11-10-24 (월) / 조회 : 3,577
1
김종수11-10-24 00:133,577
게시판 페이지 리스트
새글 작성하기
계좌안내 : [농협] 333027-51-050151 (예금주 : 현덕사)
주소 : (25400)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싸리골길 170 (삼산리, 현덕사) / 전화 : 033-661-5878 / 팩스 : 033-662-1080
Copyright ©Hyundeoksa. All Rights Reserved. Powerd By Denobiz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