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산 이야기

게시물열람
제목

무애당 처마밑에 메달린 가을의 끝자락..

작성자현종스님
등록일2010년 11월 10일 (23:57)조회수조회수 : 3,823
억새풀 피는것을 보면서
드디어 가을이 오는구나 했고,

감잎이 곱게 물드는 것을 보면서
아~ 가을이 왔구나 했으며.

그리고 어느날
쌩쌩 바람이 불어와 그 예뻤던 감잎이 한잎 두잎 떨어져 나가는 것을 보면서
아~ 이제 가을이 가는 구나 했었다.

저만치 달려가고 있는 가을이 너무 아쉬운 생각이 들어
서둘러서 나는 감을 따고, 보살님들은 곶감을 빚어서
가을볕이 잘 드는 무애당 남쪽 처마 밑에 주렁 주렁 매달아 놓았는데
마치 한 폭의 가을 풍경화 같이 정겹고 화사한 그림이다.

하지만 현덕사 감나무엔 아직도 많은 숫자의 감이 매달려 있다.
혹시나 저 처럼 가을을 지독히 사랑해서
점점 멀어져가는 아쉬운 가을을 느끼고 싶은 이를 위해서..
그리고 올 겨울 혹한의 추위에 먹이가 모자라 산천을 해메이고 다닐
까치들의 일용할 양식이 되어주기 위해서..
비교적 넉넉한 양의 홍시를 남겨 두었다.

가는 가을 잡지 못하고, 오는 겨울 막지 못함이
이 우주의 법칙이자, 우리 부처님 진리인가 보다...
이젠 냉정히 가을을 놓아 주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요 며칠간 광기서린 바람이 사흘 낮밤을 쉬지 않고 징하게 불어댔다.
그 흔적으로 요사채 마루에 그동안 말없이 서있던 낡은 정수기가
광란의 바람에 못 이겨 사정없이 내동댕이 쳐졌는가 하면
또 오늘 낮엔 대웅전 주련 하나가 땅바닥에 곤두박질 쳐져 있었다.

이렇게 황당하리 만치 이상한 바람과 기류에 사람들이
적응 할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 할듯 싶다
이번 칼추위, 칼바람의 초반 기세에 제압되어
난 벌써부터 온몸의 세포구멍이 바짝 얼어 붙은 것 같다.

아~~ 이래서 만월산 현덕사의 병인년 가을은 서서히 저물어 가는가 보다..
그리고 문풍지 소리 을씨년스러울 북풍한설 현덕사 초겨울이
저만치서 성큼 성큼 다가 오는구나..
코멘트현황
코멘트작성
※ 삭제나 수정시에 사용할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게시물처리 버튼
새글 작성하기 ▲ 다음글 보기 ▼ 이전글 보기 목록보기
게시판검색
자유게시판
순번제목작성자작성일조회수
1104 천년의 숲길을 걸으며......
들꽃향기 / 12-01-11 (수) / 조회 : 3,618
들꽃향기12-01-11 13:313,618
1103 유종의 미를 거두며....
물망초 / 11-12-31 (토) / 조회 : 3,609
물망초11-12-31 11:093,609
1102 군부대대중공양다녀왔습니다
들꽃향기 / 11-12-13 (화) / 조회 : 4,168
들꽃향기11-12-13 11:444,168
1101 새해의 인생덕담
/ 11-12-12 (월) / 조회 : 3,767
11-12-12 12:563,767
1100 기다림이 주는 행복[1]
/ 11-12-11 (일) / 조회 : 3,596
1
11-12-11 15:453,596
1099 현덕사달력가져가세요........
들꽃향기 / 11-12-04 (일) / 조회 : 3,899
들꽃향기11-12-04 20:253,899
1098 새해맞이 탬플스테이오셔요
들꽃향기 / 11-12-04 (일) / 조회 : 3,702
들꽃향기11-12-04 18:323,702
1097 다시 살아난 보리수 한그루
들꽃향기 / 11-11-15 (화) / 조회 : 3,851
들꽃향기11-11-15 20:403,851
1096 동안거 입제
들꽃향기 / 11-11-09 (수) / 조회 : 3,816
들꽃향기11-11-09 20:183,816
1095 너무도 반가웠던 전화한통
조도제 / 11-11-01 (화) / 조회 : 3,688
조도제11-11-01 17:533,688
1094 커피 축제를 마무리하면서....
들꽃향기 / 11-11-01 (화) / 조회 : 3,590
들꽃향기11-11-01 16:083,590
1093 사진
엄정일 / 11-10-31 (월) / 조회 : 3,673
엄정일11-10-31 23:553,673
1092 커피 축제에 현덕사를 찾아..
엄정일 / 11-10-31 (월) / 조회 : 3,698
엄정일11-10-31 23:463,698
1091 커피 축제를 회향하였습니다.[1]
/ 11-10-31 (월) / 조회 : 3,692
1
11-10-31 22:393,692
1090 ◆ MBC에서 승가원의 천사들을 만나세요!
승가원 / 11-10-31 (월) / 조회 : 3,517
승가원11-10-31 18:053,517
1089 커피 인연[1]
김경선 / 11-10-27 (목) / 조회 : 3,534
1
김경선11-10-27 09:473,534
1088 편안함..[1]
루비 / 11-10-27 (목) / 조회 : 3,625
1
루비11-10-27 09:103,625
1087 절에서 마시는 커피의 맛은..[1]
정다은 / 11-10-24 (월) / 조회 : 3,691
1
정다은11-10-24 15:263,691
1086 사찰에서의 커피......[1]
이정미 / 11-10-24 (월) / 조회 : 3,756
1
이정미11-10-24 00:573,756
1085 벌써 1년이 지나....[1]
김종수 / 11-10-24 (월) / 조회 : 3,586
1
김종수11-10-24 00:133,586
게시판 페이지 리스트
새글 작성하기
계좌안내 : [농협] 333027-51-050151 (예금주 : 현덕사)
주소 : (25400)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싸리골길 170 (삼산리, 현덕사) / 전화 : 033-661-5878 / 팩스 : 033-662-1080
Copyright ©Hyundeoksa. All Rights Reserved. Powerd By Denobiz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