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산 이야기

게시물열람
제목

공직자와팔정도

작성자현종스님
등록일2010년 09월 20일 (12:28)조회수조회수 : 4,025
현종스님 / 공직자와 팔정도
현종스님 / 논설위원.강릉 불교환경연대 대표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낙마했다. 그는 지난 8월29일 기자회견을 갖고 총리 후보자에서 자진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 뿐만 아니다.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와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도 같은 날 사의를 표명했다. 이들은 지난 8월8일 총리 및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후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결국 사퇴의 길을 걷고 말았다.

당사자들 입장에서야 억울할 수 있지만 공직자에 대한 국민들의 ‘도덕적 기대치’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후임 후보자를 내정할 예정이지만, 인물 찾는 작업이 수월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바르게’ 실천하는 게 관건

이번 청문회 과정은 향후 공직자들이 어떤 자세를 지녀야 하는지 냉정하고 정확하게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공직자들이 갖추어야 할 덕목을 부처님은 이미 밝혀 놓았다. 어려운 내용이 아니다. 불자와 대부분의 사람들도 벌써 알고 있는 내용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팔정도(八正道)이다. ‘깨달음에 이르는 여덟 가지 바른 길’이란 의미의 팔정도는 종교적 가르침에 머물러 있지 않다. 깨달음뿐 아니라 올바른 공직자가 되기 위한 여덟 가지 바른 길이기도 하다.

팔정도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정견(正見) 바르게 보기, 정사유(正思惟) 바르게 생각하기, 정어(正語) 바르게 말하기, 정업(正業) 바르게 행동하기, 정명(正命) 바르게 생명을 유지하기, 정정진(正精進) 바르게 정진하기, 정념(正念) 바르게 기억하고 바르게 생각하기, 정정(正定) 바르게 집중하기. 언뜻 보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덕목으로 여길 수 있다. 하지만 그리 녹록한 것만은 아니다. ‘바르게’ 실천하는 것이 관건이다. 공직자가 되려는 분들이 팔정도의 가르침을 마음 깊이 새긴다면,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물론 살면서 100% 바르게 할 수 만은 없다. 살다보면 때로는 실수도 할 수 있고, 오점(汚點)도 생길 수 있다. 불가피하게 굽은 길을 갈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있다. 팔정도를 온전하게 실천하는 공직자(또는 후보자)라고 해서 전부 가능할 수는 없다. 문제는 ‘진실성’이다. 앞서 지적한대로 팔정도 정신을 ‘바르게 실천’하려고 하는 자세와 함께,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솔직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국민 앞에 솔직히 고백하고 참회하는 것이 옳은 자세이다. 그럴 경우 국민들은 그 공직자(후보자)를 이해하고, 나라의 일을 맡기는데 이의를 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잘못 있으면 솔직히 고백

우리는 불행하게도 그 같은 공직자를 많이 만나지 못했다. 감추고 숨기고 곡해하여 진실을 덮으려는 모습만 숱하게 보아왔다. 이번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보인 대부분의 공직자 후보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실망이 더욱 컸던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팔정도의 정신을 바르게 실천하는 공직자, 그리고 잘못이 있으면 솔직하게 고백하고 국민들의 용서를 구하는 공직자가 우리나라의 운영을 맡았으면 한다. 그것이 산사에 머무는 이의 바람이기도 하고, 우리 국민 모두의 요구이기도 하다.

[불교신문 2654호/ 9월8일자]
코멘트현황
코멘트작성
※ 삭제나 수정시에 사용할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게시물처리 버튼
새글 작성하기 ▲ 다음글 보기 ▼ 이전글 보기 목록보기
게시판검색
자유게시판
순번제목작성자작성일조회수
724 날아간 뻐꾸기[6]
/ 09-07-02 (목) / 조회 : 4,158
6
09-07-02 12:484,158
723 뻐꾸기가 곧 둥지를 떠나겠지요?[2]
현종 / 09-07-01 (수) / 조회 : 4,271
2
현종09-07-01 09:474,271
722 1595년 한 여인이 한글로 쓴 亡夫歌[2]
崔圭軾 / 09-06-22 (월) / 조회 : 4,305
2
崔圭軾09-06-22 18:264,305
721 바보같은 엄마새?[3]
현종 / 09-06-20 (토) / 조회 : 4,374
3
현종09-06-20 10:054,374
720 모여라 친구들~7월 11일(토)어린이, 청소년 포교전진대회
포교원 / 09-06-15 (월) / 조회 : 4,207
포교원09-06-15 10:084,207
719 법륜스님과 함께 하는 역사기행
좋은벗들 / 09-06-11 (목) / 조회 : 4,104
좋은벗들09-06-11 16:044,104
718 현덕사에 가는 이유[1]
박모정 / 09-06-06 (토) / 조회 : 4,055
1
박모정09-06-06 22:334,055
717 그 동안 안녕하섰습니까?[2]
엘머휄트캄프 / 09-06-03 (수) / 조회 : 4,140
2
엘머휄트캄프09-06-03 12:554,140
716 단오 맞아 ‘경로잔치’ (불교신문기사입니다.)[1]
현덕사 / 09-06-01 (월) / 조회 : 4,114
1
현덕사09-06-01 08:104,114
715 현종스님 / 오체투지 순례에 동참하며
별밭 / 09-05-25 (월) / 조회 : 4,115
별밭09-05-25 23:004,115
714 현덕사 단오 경로잔치[1]
현종 / 09-05-23 (토) / 조회 : 4,131
1
현종09-05-23 18:394,131
713 [RE] 현덕사 단오 경로잔치
별밭 / 09-05-24 (일) / 조회 : 1,232
별밭09-05-24 20:341,232
712 현덕사 보살님들께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2]
박혜숙 / 09-05-20 (수) / 조회 : 3,949
2
박혜숙09-05-20 17:343,949
711 내 마음속에 자[3]
윤명숙 / 09-05-12 (화) / 조회 : 4,215
3
윤명숙09-05-12 21:124,215
710 봄날엔[2]
/ 09-05-08 (금) / 조회 : 4,131
2
09-05-08 10:404,131
709 "부처님 오신날" 현덕사에서 보내며..[1]
류대현 / 09-05-03 (일) / 조회 : 4,207
1
류대현09-05-03 18:354,207
708 오늘은 좋은 날
명법 / 09-04-28 (화) / 조회 : 4,338
명법09-04-28 09:464,338
707 자료 소개
김영은 / 09-04-25 (토) / 조회 : 4,110
김영은09-04-25 11:374,110
706 봄날은 계속되고
길상 / 09-04-22 (수) / 조회 : 4,248
길상09-04-22 07:594,248
705 1박2일-현덕사 연등만들기 템플스테이를 다녀와서...[5]
/ 09-04-14 (화) / 조회 : 4,524
5
09-04-14 17:314,524
게시판 페이지 리스트
새글 작성하기
계좌안내 : [농협] 333027-51-050151 (예금주 : 현덕사)
주소 : (25400)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싸리골길 170 (삼산리, 현덕사) / 전화 : 033-661-5878 / 팩스 : 033-662-1080
Copyright ©Hyundeoksa. All Rights Reserved. Powerd By Denobiz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