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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스님 / 반가운 화쟁 위원회

작성자폴라리스
등록일2010년 06월 18일 (23:46)조회수조회수 : 4,158
현종스님 / 반가운 화쟁위원회


현종스님 / 논설위원.강릉 불교환경연대 대표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은 연기(緣起)와 중도(中道)이다. “네가 있음으로 내가 있고, 내가 있음으로 네가 있다”는 상의상관(相依相關)의 가르침이 연기다. 중도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최선의 길을 찾는 것이다. 따라서 불교에 입문한 스님과 불자라면 연기와 중도를 삶의 방식으로 채택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것이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는 삶이며, 그렇지 못하다면 그것은 겉만 부처님 제자일 뿐 속은 정반대라고 할 수 있다.

연기 중도는 ‘삶의 방식’

하지만 연기와 중도의 가르침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스님과 불자들은 얼마나 있을까. 곰곰이 반성해볼 일이다. 물론 대다수의 스님과 불자들은 부처님 가르침을 올곧게 실천하며 살아갈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우리 불교계 현실을 냉정하게 짚어보면 그렇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 이렇게 바라보는 이유는 현안이 발생했을 때, 이를 풀어가는 방식이 대립과 갈등, 그리고 상대를 부정하는 극단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은 까닭이다.

우리 불교계는 소모적인 논쟁과 투쟁으로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 어느 편의 문제를 떠나 두 가지만 짚어본다. 지난 1994년 발생한 종단개혁은 명분이 옳았음에도 불구하고, 성철스님의 열반으로 고조된 분위기가 한풀 꺾였던 것만은 사실이다. 안타까운 일이었다. 또 지난 3월 법정스님이 열반에 든 후 우리 사회에는 불교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이 법정스님의 책을 읽고, 또한 사찰을 찾으면서 불교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 문제로 인해 종단 내 갈등이 일어나고, 국민의 눈에는 부정적으로 비추어졌다. 법정스님 열반을 계기로 높아진 불교의 위상이 한 순간에 후퇴하고 말았다. 이제 우리는 다시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돌아가 해답을 찾아야 한다. 연기와 중도를 깊이 인식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여 실천해야만 한다. 그럴 때 우리가 직면한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러한 때 종단에서 ‘화쟁(和諍)위원회’를 구성했다는 소식이 산사까지 들려왔다. 연기와 중도의 가르침에 근거해 극단을 배제한 원효스님의 가르침을 이 시대에 계승하기 위하 노력으로 보인다. 원효스님의 가르침은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어 여전히 유효하다. 오히려 필요성은 더욱 커진 상태이다. 종령기구로 출범한 화쟁위원회는 “사회 갈등 현안과 종단 내외의 주요 사안에 대하여 불교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지난 8일 화쟁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총무원장 스님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임시방편으로 해결하고 문제의 본질은 덮어둔 채 놓아두는 치료(治療)가 아니라, 이해 당사자들이 흔쾌히 동의하고 서로 박수를 칠 수 있게 하는 다스리는 치유(治癒)에 이르도록 하는 것이 화쟁위원회가 해나갈 일이라고 확신한다”고 당부했다.

갈등-대립 극복기구 기대

해방이후 우리 사회는 좌우 이념 대결을 비롯해, 계층과 지역의 극심한 대립을 겪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비생산적인 갈등으로 얻은 것 보다 잃어버린 것이 더 많다. 사회뿐 아니라 교단도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화쟁위원회가 교단과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는 기구로 자리잡길 기대해 본다.



[불교신문 2631호/ 6월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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